친구들 약속, 가끔은 이런 날도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다들 와있었다. 늘 그렇듯 꼴찌. 둘러앉아 소주 한 잔 기울이는데 문득 태현이가 주머니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꺼내더라. “새로 바꿨어?” 물으니 어제 샀다나 뭐라나. 난 담배랑은 거리가 멀지만, 태현이는 작년부터 일반담배 끊고 이걸로 바꿨다고 했었지.

대학 때부터 알던 친구들이라 10년 넘게 봐온 얼굴들인데, 문득 우리 모두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밤새 놀다가 아침까지 이어지곤 했는데, 이젠 11시만 되도 하품부터 나오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 태현이의 전자담배 연기가 어렴풋이 피어오르는 걸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일상은 이렇게 조금씩 변해왔는데, 그래도 우정만큼은 그대로인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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