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소한 행복

퇴근길에 비가 내렸다. 우산도 없이 버스정류장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아저씨가 액상을 충전하러 담배가게에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문득 내 동생 생각이 났다. 담배를 끊겠다며 전자담배로 갈아탄 지 한 달 됐는데, 어제 전화통화할 때 자기 폐가 좀 나아진 것 같다고 좋아하더라.

비는 점점 거세졌고, 난 그냥 뛰기로 했다. 옷은 다 젖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도착해서 뜨거운 샤워를 하고 나니 세상 최고의 호강이 따로 없다. 동생한테 내일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오랜만에 형제 데이트도 나쁘지 않겠지. 요즘 자주 못 봤는데, 그 사이 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작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란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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